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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vs 일본 재난 영화 비교 (「엑시트」 vs 「신칸센 대지진」)

by 레드민트 2025.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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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포스터 사진
<엑시트> 포스터 사진

 

  재난영화는 단순한 스펙터클을 넘어, 그 사회의 시스템, 인간관계, 문화적 가치관을 반영하는 장르입니다. 한국 영화 엑시트와 일본 영화 신칸센 대지진은 각각의 국가적 정서를 담아낸 재난영화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관객의 감정과 사고를 자극합니다. 본 글에서는 한국의 엑시트와 일본의 신칸센 대지진을 비교해 각국 재난영화의 특징과 차별점을 살펴봅니다.

영화 엑시트 - 유쾌한 절박함 속 현실 풍자

  한국 영화 엑시트(2019)는 유독가스가 도심에 퍼지는 비상 상황에서 두 청춘이 온몸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재난 코미디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 영화가 전형적인 재난물의 무거움을 벗고, 유머와 현실 풍자를 결합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용남(조정석)은 졸업 후 수년째 취업에 실패한 청년이며, 윤아가 연기한 의주도 사회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인물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대한민국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무력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재난 상황 속에서 이들은 특별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인물로서, 생존 본능과 약간의 클라이밍 기술로 살아남습니다. 즉, ‘어떤 준비된 시스템’이 아닌 ‘주체적인 생존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 엑시트의 핵심입니다.

엑시트는 빠른 전개, 유머 코드, 감동적인 가족 서사로 무겁지 않게 현실 문제를 지적합니다. 재난 대비 부족, 무관심한 구조 시스템, 생존에 내몰린 개인 등 현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코미디 뒤에 숨겨 날카롭게 풍자하죠. 이는 한국 재난영화 특유의 ‘현실성과 인간 중심 서사’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칸센 대지진 - 구조와 질서 중심의 일본 재난영화

  일본 영화 신칸센 대지진(Shinkansen Daijishin, 1975)은 고속열차 신칸센을 중심으로 대규모 지진이 닥쳤을 때 벌어지는 국가 시스템과 시민들의 반응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철저하게 구조와 질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비상 상황에서 정부와 철도 시스템이 어떻게 재난에 대응하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일본 재난영화의 전형은 ‘집단행동’과 ‘시스템 중심’입니다. 신칸센 대지진에서도 시민들은 정부의 지침에 따라 침착하게 대피하며, 각종 관계 기관은 체계적으로 사태를 파악하고 구조 작전에 나섭니다. 이 모습은 일본 사회의 ‘질서 중시’ 문화와 집단주의적 가치관을 영화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물론 영화 속에도 갈등과 위기는 존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스템이 작동하고, 영웅이 아니라 ‘절차’가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는 한국 영화 엑시트의 ‘개인 주도형 탈출극’과는 대조적입니다. 일본 영화는 시스템에 대한 신뢰, 질서의 유지, 그리고 국민들의 집단적 희생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며, 재난을 국가적 시험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냅니다.

한국과 일본 재난영화, 무엇이 다를까?

  한국과 일본의 재난영화는 단순히 기술적 차이뿐 아니라, 사고방식, 인간관, 국가관에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 영화는 위기 상황에서 개인이 돌파구를 찾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반면 일본 영화는 침착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공동체를 우선하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엑시트는 개인의 몸부림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전달하고, 사회의 무관심을 비판합니다. 반면 신칸센 대지진은 국가 시스템의 대응력을 통해 안정과 회복을 이야기합니다. 이 차이는 한국이 변화와 저항의 정서가 강한 반면, 일본은 유지와 절차 중심의 문화가 뿌리 깊다는 점에서 기인합니다.

또한 연출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재난영화는 감정의 몰입을 위해 주인공의 사연, 가족 간의 정서적 교류에 집중합니다. 일본 재난영화는 다소 드라이하지만 섬세한 묘사를 통해 시스템의 위기를 조명합니다. 이는 각국의 영화가 단지 ‘재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재난을 바라보는 방식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증거입니다.

  영화 엑시트신칸센 대지진은 재난 상황 속에서도 각 나라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엑시트는 개개인의 가능성과 용기를, 신칸센 대지진은 조직과 질서를 강조합니다. 두 영화 모두 재난영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지금 우리 사회에 어떤 가치가 필요한지 되묻게 합니다. 당신은 위기 속에서 어떤 태도를 선택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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