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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언론·정치인에게 보내는 26년의 경고, 비판, 무책임, 메세지

by 레드민트 2025.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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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 포스터 사진
<26년> 영화 포스터 사진

 

영화 ‘26년’은 단순한 픽션이 아닙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그로부터 정확히 26년 후 벌어지는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사회 고발 영화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언론과 정치권의 책임 회피, 침묵, 왜곡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26년이 언론과 정치인에게 어떤 경고를 보내고 있는지 중심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26년」 은폐와 침묵의 공범자, 언론에 대한 비판

  ‘26년’은 언론을 직접적으로 등장시키지는 않지만, ‘보도되지 않은 진실’이라는 상징적 공백을 통해 언론의 무책임을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영화의 시작은 평범한 사람들, 그러나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일상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들이 왜 이런 인생을 살아야 했는지, 그 원인을 따라가 보면 결국 진실이 은폐되었기 때문이며, 그 은폐의 가장 강력한 수단은 언론의 침묵이었습니다.

  5.18 당시 언론은 군사정권의 지시에 따라 사실을 외면하고, 오히려 시민군을 폭도로 묘사하는 왜곡된 보도를 했습니다. 영화 속 ‘언급되지 않은 언론’은 이런 역사적 맥락을 대변하며, 시청자에게 ‘왜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이 침묵은 단순한 정보 부재가 아니라, 사람들의 인생을 왜곡하고, 정의의 실현을 늦추며, 한 사회의 기억 자체를 조작하는 행위입니다.

오늘날의 언론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26년 전의 진실을 왜곡했던 그 언론은 지금의 다양한 이슈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기능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반복을 끊기 위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언론은 감시자가 아니라 공범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진실을 밝히지 않는 순간, 이미 언론은 사회적 책임에서 이탈했다는 경고입니다.

정치권의 무책임함과 무관심에 대한 고발

  ‘26년’의 핵심 스토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사람’을 향해 복수 계획을 실행하려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여기서 ‘그 사람’은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1980년 당시 정권 책임자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단순히 그 사람의 존재가 아니라, 그를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하고, 미화하거나 침묵하는 정치 시스템입니다.

영화는 이 정치 시스템의 무책임함을 고발합니다. 시민의 고통은 잊히고, 권력자는 처벌을 받지 않으며, 세대는 교체되었지만 진상 규명은 여전히 미완입니다. 이 비극적 현실은 영화 속 인물들의 분노로 표출됩니다. 경찰, 저격수, 사업가, 경호원 등 다양한 배경의 이들은 각자 이유로 가해자에 대한 분노를 품고 행동하게 됩니다.

특히 영화 제작 자체도 정치적 억압과 자본의 외면 속에서 시작되었고, 결국 국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극적으로 만듭니다. ‘26년’이라는 숫자는 단지 시간의 경과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왜 아직까지 아무 일도 바뀌지 않았는가?’라는 사회적 분노의 시간입니다. 정치인의 침묵, 무책임, 자기 보호는 그 시간 속에서 가장 날카롭게 드러나는 대상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복수라는 극단적 설정은 오히려 정치권에 묻습니다. 왜 피해자들은 법과 제도를 신뢰할 수 없게 되었는가? 왜 정치인은 시민이 정의를 실현할 수 없게 만들었는가? 그것이 영화의 가장 깊은 질문입니다.

영화 26년이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

  ‘26년’은 정제된 대사보다 묵직한 침묵과 표정, 그리고 잔잔한 일상에서 파고드는 감정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영화는 피해자의 정의 실현 시도에 관객이 감정적으로 동조하도록 만들지만, 동시에 그 행동의 윤리적 딜레마 또한 함께 보여줍니다. 그것은 폭력이 아닌 진실로, 복수가 아닌 정의로 이 사회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킵니다.

이 영화는 국가폭력의 피해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단지 사과나 보상이 아니라, “기억하고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피해자는 잊지 않았고, 사회는 외면했고, 가해자는 침묵했습니다. 이 불균형이 바로 ‘정의롭지 못한 사회’의 전형입니다. 영화는 그것을 고발하고, 우리가 그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강하게 상기시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26년’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오래 남습니다. 관객은 단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정의에 대해 다시 묻는 시간을 가진 것입니다. 언론은 무엇을 보도하고, 정치인은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그것이 바로 ‘26년’이 전하고자 하는 가장 강력한 경고입니다.

  영화 26년은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디에 서 있었는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침묵과 무책임이 만든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진실을 마주하고, 책임의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합니다. 지금, 26년보다 더 지난 오늘, 우리는 여전히 그 경고 앞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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