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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재조명된 「부산행」(감염병, 재난, 교훈)

by 레드민트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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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재조명된 부산행 포스터 사진
<부산행> 포스터 사진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은 한국형 좀비 재난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작품으로,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좀비 액션을 넘어서, 감염병 확산 속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과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본성과 연대를 그려낸 점에서 현실과의 접점이 돋보입니다. 이 글에서는 팬데믹 이후 『부산행』이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고 있는지, 감염병 재난 영화로서의 의미, 그리고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선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감염병 재난영화로서 『부산행』의 현실성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영화가 아니라, 감염병이 퍼지는 방식과 사회의 반응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재난영화입니다. 영화 속 바이러스는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예고 없이 확산되며, 기존 질서가 무너지는 과정을 매우 빠르게 보여줍니다. 이 구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 세계가 경험한 혼란과 매우 유사합니다. 특히 영화 초반 용산역에서 시작된 감염이 KTX라는 폐쇄적 공간 속으로 이어지는 연출은, 비행기·지하철 등 일상적 공간이 위협이 되는 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정부의 정보 통제, 방송의 미흡한 대응, 소문에 의존하는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 등은 팬데믹 초기에 나타난 사회 현상과 일치하며, 관객에게 '이건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었다'는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부산행』이 팬데믹 이후 재조명된 이유는 바로 이 리얼리티 있는 재현 덕분입니다. '좀비'라는 장르적 장치 뒤에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무너지는 도시, 이기주의적 선택, 타인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날카롭게 그려져 있습니다. 단순한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마주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팬데믹을 겪은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위기 속 인간성: 이기심과 연대의 충돌

『부산행』이 단순히 재난 상황만 묘사했다면 지금까지 회자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 영화가 팬데믹 이후 다시 떠오른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인간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 때문입니다. 감염병이라는 위기 상황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그 선택은 개인을 어떻게 규정짓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석우는 처음에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그려지지만, 점차 상황을 겪으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이는 위기 속에서 진정한 리더십과 공동체 정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사 구조입니다. 반면, 영화 속 악역으로 등장하는 용역기업 전무는 끝까지 타인을 배제하고 자신만을 살리려는 이기심의 화신으로, 관객에게 강한 분노를 유발합니다. 또한 군중 심리, 혐오, 정보의 왜곡 등도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감염 여부만으로 타인을 기차 칸 밖으로 몰아내는 장면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 팬데믹 기간 동안 아시아인, 확진자 가족, 의료진에게 가해졌던 사회적 배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부산행』은 이처럼 감염보다 더 무서운 것이 사람의 무관심과 이기심이라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재확인시켜 줍니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경험으로 체득한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팬데믹 시대의 감정선: 눈물과 교훈

『부산행』은 좀비영화이지만 그 어떤 감동 드라마보다 강렬한 감정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부성애, 연인 간의 헌신, 낯선 이들과의 협력이 만들어내는 감정 곡선은 팬데믹 이후 더욱 크게 와닿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석우가 감염된 자신을 희생하며 딸 수안을 지켜내는 장면은 많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슬픈 결말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의료진과 봉사자, 방역 인력 등 수많은 사람들이 보여준 연대의 실천과 연결되며, 영화의 메시지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만듭니다. 또한 어린 수안이 마지막에 부르는 노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팬데믹을 겪은 관객은 이 노래를 단순한 영화적 장치로 보지 않고, 상실 속에서 희망을 붙잡는 심리적 상징으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처럼 『부산행』은 감염병이라는 재난 상황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생명에 대한 존엄, 인간의 선택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팬데믹 이후 우리가 놓쳤던 것들, 다시 돌아보게 된 가치들을 이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일깨워 줍니다.

『부산행』은 단순한 좀비 액션물이 아닙니다. 감염병 확산, 혼란한 사회, 인간의 선택과 희생 등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경험한 현실과 맞닿아 있으며, 그 안에서 인간다움의 본질을 성찰하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선택과 태도는 누군가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부산행』을 다시 본다면, 단순한 공포를 넘어 깊은 사회적 메시지와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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